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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Ждать с моря погоды (바다에서 좋은 날씨 기다린다)

바다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 이를데 없는데 바다에서 좋은 날씨를 기다린다는건 참으로 막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나무에서 감 떨어지만 기다린다'는 표현과 유사하다.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하기를 갈망했던 러시아인들에게는 바다 날씨가 아주 중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моря는 море(바다)의 생격으로 전치사 с는 "~에서, ~로부터", погоды는 погода(날씨)의 복수대격인데 погода는 '좋은 날씨'란 의미도 있다.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많이 본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주면 너무 잔혹한 일일까.

2. Выносить из избы мусор (쓰레기를 오두막 밖으로 내간다)

옛날 러시아인들은 집안의 쓰레기들을 모두 화로에 태워버리고 밖으로는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쓰레기가 밖으로 나가면 악마에게 해코지를 당한다는 미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습관 때문에 집안의 내밀한 이야기를 바깥에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집안 일은 집안에 묻어 두는게 좋다'고 충고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Выносить는 "가지고 나가다, 내가다, 견디다", изба는 "오두막, 농가", мусор는 "쓰레기". 내부자 고발 또는 미투가 유행하는 요즈음에는 러시아 사람들도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가 좀 껄끄럽지 않을까.

3. Игра не стоит свеч (이 게임은 촛불 값도 안된다)

옛날 전기가 없을 때 촛불 켜 놓고 카드 게임하던 러시아인들이 게임의 판돈이 너무 작다고 불평하는 말이라고 한다. 지금은 촛불 아래 게임하는 사람이 없지만, 요즘도 무슨 일을 끝내고 나서 수고한데 비해서 얻은 것이 아주 적어서 본전도 챙기지 못할 때 늘상 하는 말이라고 한다. Игра는 "게임, 놀이, 장난", свеча는 "양초, 촛불", стоить 동사는 뒤에 A생격이 와서 "A값을 하다, A의 값어치가 있다", свеча의 생격은 원래 свечи.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울이는 노력은 정말 눈물 겨운데 나중에 Игра не стоит свеч란 말이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свеч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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