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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아마 '솔로몬의 지혜'란 말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그만큼 솔로몬은 지혜로운 자의 대명사처럼 불립니다. 하지만, 피상적으로만 알다보니 '솔로몬의 지혜'란 것이 무슨 세상적인 깊은 지식이나 학식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어린아이를 서로 제 자식이라고 싸우는 두 엄마의 송사에서 솔로몬이 아이를 반으로 자르라고 했던 것'처럼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꾀가 아닐까 생각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무엇이든 소원하는 것을 다 들어 주겠다고 하셨을 때, 금은보화나 속된 세상권세를 구하지 않고 비교적 우아해 보이는 지혜를 달라고 했다는 점에서 솔로몬을 대단히 훌륭하고 비범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솔로몬은 이미 아버지 다윗에게 물려받은 왕좌와 권세와 재물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지혜를 달라고 한 것은 어쩌면 그에게 부족했던 마지막 한가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지혜를 구하는 솔로몬을 갸륵히 여겨서 지혜 외에도 더 큰 부와 권세를 보너스로 주셨으니 솔로몬으로선 아주 탁월한 선택을 한게 맞지요.

다만, 여기서 우리가 좀더 유의해 봐야할 점은 솔로몬이 구한 '지혜'란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열왕기상 3장 9절의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는 대목에서 보면,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까.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라면서 다름아닌 재판하는데 필요한 지혜를 달라고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당시의 이스라엘은 '사사(재판관, судья)'라 불리는 지도자가 다스리던 300년간의 사사시대를 지나, 왕조시대가 열린지 불과 수십년이 된 때였으며, 왕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여전히 백성들의 분쟁에 대한 공정한 재판이었던 것입니다.

한글성경의 '지혜로운 마음'은 영어성경에서 wise  heart (현명한 마음), understanding heart(이해하는 마음), discerning heart (분별하는 마음) 등으로, 러시아어 성경에선 сердце разумное (이성적이고 분별력 있는 마음)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백성들을 하나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고 공정하고 올바르게 재판하고 다스리고자 하는 솔로몬의 충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은 솔로몬이 그 '지혜'의 궁극적인 목적을 개인의 영달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합한 '선과 악을 분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서 더 이뻐해 주신 것 같습니다. 

선악의 분별이란게 사람이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솔로몬의 지혜는 골방에서 법학서적을 달달 외운다고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닙니다. 잔꾀로 진실마저 덮을 수 있는 반전의 한수도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재판과 판결이 솔로몬이 간구했던 '선과 악을 분별하는' 공의 속에서 이뤄지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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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3장)
9.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11. 이에 하나님이 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수도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원수의 생명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은즉,
13. 내가 또 너의 구하지 아니한 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열왕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I Kings 3)
9. Give  your  servant,  then,  a wise  heart  

for judging  our people,  able to see  

what  is good  and what evil;

 for who is able to be the judge 

of this great people?
11. And  God said to him,  Because 

your request is for this thing,  and not 

 for long life  for  yourself or for wealth 

or for the destruction of your haters,

 but for wisdom to be a judge  of causes;
13. And with  this I have given  you what you 

made no request for:  wealth and honour,  

so that no king was ever your equal.

(3-я Царств 3)
9. даруй же рабу Твоему сердце разумное,

 чтобы судить народ Твой и различать, 

что добро и что зло; ибо кто может управля

ть этим многочисленным народом Твоим?


11. И сказал ему Бог:  за то, что ты просил

 этого и не просил себе долгой жизни,  

не просил себе богатства, не просил себе 

душ врагов твоих, но просил себе разума, 

чтоб уметь судить,


13. и то, чего ты не просил, Я даю тебе, 

и богатство и славу,  так что не будет  

подобного тебе между царями во все 

дни твои;

 

(주요단어)

9. даруй는 дарить동사의 명령형, дарить는 "증여하다, 기부하다, 선물하다", 원래 дарить의 명령형은 дари(те)인데 даруй는 고어이자 시어인 듯. 시편에서 여러번 등장하는 단어임. раб는 "노예, 종", разумный는 "총명한, 이성적인, 분별력 있는", судить는 "재판하다, 판단하다", различать는 "구별하다, 분별하다", добро и зло는 "선과 악", управлять는 "관리하다, 다스리다"로 뒤에 오는 목적어는 조격을 취한다.  многочисленным는 "수많은, 셀 수 없이 많은"

11. долгий는 "장기의, 긴 시간의, 오랫동안의", долгой жизни는 долгая жизнь(장수, 긴수명)의 생격변화형, 앞에 나온 동사 просить(요구하다, 요청하다)는 직접목적어를 대격이나 생격처리함. богатства는 "재물, 부귀", враг는 "적, 원수"로 душ는 душа의,  врагов는 враг의 복수생격변화형이다. разум은 "지성, 이성, 지혜",  우리가 세상적으로 흔히 말하는 '지혜, wisdom"은 мудрость가 더 자주 쓰임. чтоб는 чтобы와 동일함,  уметь는 "~할 능력이 있더, ~할 줄 안다",

13. слава는 "명예, 영예", подобный는 "~와 같은, ~와 유사한", между는 "~ 가운데, ~중에, among, between"로 조격지배 전치사이다. царями은 царь(왕)의 복수조격변화형.


***

(Великая Мудрость Соломона, 솔로몬의 위대한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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