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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을 읽다 보면, 예수님으로부터 수차에 걸쳐 '화 있을찐저'라는 아주 심한 저주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그들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저주까지는 아니지만 서기관, 바리새인과 함께 그들의 누룩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신 자들이 있는데 바로 사두개인입니다. 오직 사랑을 베풀기만 하셨던 예수님께서 사랑은커녕 저주와 '독사의 자식'이라는 욕까지 퍼부으신 이들 서기관, 바리새인, 사두개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의 누룩이란 무슨 의미인지 정리해 봅니다.

(서기관)

영어로 Scribe(필경사, 서기), 러시아어로 книжник(서기, 서적애호가)로 번역되어 있는 '서기관'은 글자 그대로 문서를 작성하고 글을 베끼거나 책을 연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무엘 시대에 처음 이름이 등장하는 서기관들은 국가의 회의록이나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도 했지만, 주로 모세5경(토라, Torah)을 필사하는게 주 업무였습니다. 이들은 성스런 하나님 말씀을 일점 일획의 틀림도 없이 정확히 또 경건하게 기록해야 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전문교육을 받은 조선시대 선비같은 사람들로서, 성경을 필사하다가 "여호와"라는 하나님 이름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목욕재계하고 펜을 깨끗이 씻고 나서야 작업을 계속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적 자세를 갖춘 사람들이었습니다.

초창기의 서기관들은 권력 측면에서 그다지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수백년의 세월을 거쳐 예수시대에 이르러서는 성경 지식에 관한 독점권을 가진 신흥 권력집단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이들은 하루종일 성경을 읽고 쓰는게 일이다 보니 성경 속의 수많은 율법들을 통째로 암기하고, 그 해석에 관해 스승에게서 제자로 전승된 수많은 지식들이 쌓여서 남들에게 토라를 가르치는 율법선생(랍비)의 지위를 차지하게 됐을 뿐 아니라 은연중 사람들이 율법을 제대로 지키는지 감시하고 비판하고 정죄할 수 있는 부수적인 권력까지 지니게 된 것입니다. 글을 모르는 대중은 결국 서기관들의 눈과 입을 통해 성경을 이해할 수 밖에 없으니 그들의 영향력은 지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권력은 썩게 마련이란 진리는 유대인들에게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확한 성경말씀과 율법에 의거하여 신앙의 세속화를 거부하면서 티끌 한점 없이 깨끗하고 의롭게 신앙을 지킨다는 서기관들의 초심은 나쁜 것이 아니었겠지만 율법의 자구와 획수를 지키는데 너무 전전긍긍하다 보니 어느덧 '사랑과 공의이신" 하나님 말씀의 본질을 잊어버리게 되었을 뿐 아니라 점차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늘리고 겉으로만 의로운 척 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엄청난 비리와 방탕한 행위를 서슴지 않게 됩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은 무슨 민족 이름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유대인의 종교적 당파 이름입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당파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지듯이 이들의 태생도 비슷합니다. 사두개파는 신분적으로는 부유한 귀족계급이자 지배계층이면서 신앙적으로는 세속적이고 타협적인 보수적 기득권 세력이 모인 당파였습니다. 사두개는 영어로 Sadducees, 러시아어로 саддукеи 인데, 솔로몬 시대의 대제사장이었던 '사독'(Zadok)의 이름이 그 어원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대로, 제사장이나 사법, 행정의 고위 관리를 승계하면서 부와 권력을 축적했고 로마 지배 시절에는 로마에 아부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는데만 열심인, 신앙이나 사회정의 등에는 별 관심이 없는 치사한 집단이었습니다.

반면에 바리새인은 영어로 Pharisee, 러시아어로 фарисеи인데 고대 그리스어에서 '분리주의'를 뜻하는 Φαρισαῖος(Pharisaios)가 어원이라고 합니다. 즉, 이스라엘 신앙이 이방 종교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여 스스로 세속과 분리되어 고유의 믿음과 경건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인 당파가 바로 바리새파입니다. 타락할대로 타락한 사두개파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아주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죠. 이 바리새파의 상당수는 바로 서기관들이었습니다. 민중들은 사두개인들이 타락한 지도자라는 걸 잘 압니다. 그러니 성경말씀을 한자 한자 철처하게 지키면서 청렴하고 올곧아 보이는 바리새인들에게 민심이 기우는건 당연한 일이었죠. 비록 소수당이지만 여론을 등에 업은 바리새파는 이스라엘의 국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당파가 되어 있었습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교리 비교와 누룩)

이 두 당파는 교리적으로 어떤 차이를 보였을까요. 이들의 신앙 중 유일하게 공통된 믿음은 유일하신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자신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야곱과 다윗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 뿐입니다. 사두개파는 아예 영혼이나 천사, 천국과 부활을 부정하며 영혼은 육신과 함께 소멸한다는 측이었고, 바리새파는 그나마 영혼과 천국, 부활을 인정하면서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리는 측이었습니다. 또 사두개파는 모세5경만 믿었지만, 바리새파는 오랫동안 전승되어지면서 굳어진 민간규정(탈무드)까지 율법화하여 사람들을 옭아 매었습니다. '탈무드'를 무슨 유대인 명언집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은 오늘날까지 대부분 유대교파의 율법책이자 경전이 되고 있습니다.

사두개파의 교리는 논할 가치도 없지만, 바리새파 교리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스스로 인간적인 경건과 율법 준수와 선한 행위를 통해 천국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경건과 율법 준수와 선한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바탕에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랑과 겸손과 자비는 한톨도 없이, 남들에 보이기 위해 기도하고 금식하고 여호와 이름이 나올 때 마다 목욕하는 따위의 외식적인 경건과 613가지의 토라 율법은 물론 자기네들이 따로 만든 탈무드 민간율법까지 하나도 어기지 않고 지키며 교회에 십일조를 꼬박 거르지 않고 내면 열차표 사듯이 천국행 티켓이 나오는걸로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열차표가 인간의 착한 행위로 살 수 있는게 아니라 "천국열차 주인, 예수님의 권유에 따라 회개하고 낮아진 모든 탑승자에게 공짜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열차에 오른 사람은 성경의 모든 율법을 압축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단 한가지 계명을 지키면 율법 613가지를 일점 일획까지 다 지키는 것이라고 성경의 진정한 가르침을 명쾌하게 풀어주시지만, 바리새인들의 마음은 교만으로 가득찼고 이미 천국의 점령군이었으며 낮은 곳은 보이지 않았으니 당연히 천하고 병들고 가난하고 무식한 사람들 속에서 일하시는 예수님 말씀이 귀에 들어 올 리 없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안식일에도 병을 고치고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거나 밀 이삭을 따먹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면서 율법을 어겼다는 꼬투리를 잡아 예수님을 해코지하는데 혈안이 됩니다.

예수님은 무엇보다도 사두개인이나 바리새인들이 하나님 말씀에 대한 옳지 못한 가르침으로 이스라엘의 신앙을 망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그들의 잘못된 교훈을 누룩에 비유하여 밀가루 속에 누룩이 들어가서 반죽을 몇 배나 부풀리고 원래의 모습을 잃어 버리게 하듯이 하나님 말씀이 왜곡되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당신의 제자들은 왜 떡 먹을 때 손을 씻지 아니하여 장로들의 유전을 범하나이까"라고 비난할 때 예수님은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뇨"(마태15:3)라고 질책하십니다. 또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그릇된 행동과 가르침은 더 많은 민중을 실족케 할 수 있기 때문에 "화있을찐저. 너희들은 천국 문을 닫고 남들까지 못 들어가게 막는도다"(마태23:13)라면서 사두개인들보다 더 심하게 꾸짖으십니다.

사두개인과 바리새인은 서로의 이권을 위해 견원지간으로 지내 왔지만 예수님을 제거하는데 있어서는 모처럼 의견일치를 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민중에게 전파되면서 자신들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기득권과 종교적 권위에 흠집이 나는 것은 참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침내 예수님은 이들 서기관과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손을 빌어 구약의 예언대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이루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셨습니다. 바리새인을 저주는 하셨지만 원수를 사랑하라 하신 것처럼 오히려 바리새인을 하나님 사역에 크게 들어 쓰십니다. 그리스도교인을 죽이러 다니던 바리새파 열혈청년 '사울'을 선택하여 열방에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는 일꾼으로 쓰신겁니다. 그가 바로 신약성경의 대부분을 집필한 사도 바울입니다.

 

***


[마태복음]
(16:6)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23:13)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
(23:33)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누가복음]
(11:42) 화 있을찐저 너희 바리새인이여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의 십일조를 드리되 공의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버리는도다


[Matthew]
(16:6) And Jesus said to them, Take care to have nothing to do with the leaven of
the Pharisees and Sadducees.
(23:13) But a curse is on you, scribes and Pharisees, false ones! because you are shutting
the kingdom of heaven against men: for you do not go in yourselves, and those who are
going in, you keep back.
(23:33) You snakes, offspring of snakes, how will you be kept from the punishment of hell?
[Luke]
(11:42) But a curse is on you, Pharisees! for you make men give a tenth of every sort of
plant, and give no thought to right and the love of God; but it is right for you to do
these things, and not let the others be undone.


[От Матфея]
(16:6) Иисус сказал им: смотрите, берегитесь закваски фарисейской и саддукейской.
(23:13) Горе вам, книжники и фарисеи, лицемеры, что затворяете Царство Небесное человекам, ибо сами не входите и хотящих войти не допускаете.
(23:33) Змии, порождения ехиднины! как убежите вы от осуждения в геенну?
[От Луки]
(11:42) Но горе вам, фарисеям, что даете десятину с мяты, руты и всяких овощей, и нерадите о суде и любви Божией: сие надлежало делать, и того не оставлять.

 


(주요단어)

(16:6) берегитесь는 беречься 동사의 вы 명령형, беречься 는 "조심하다, 주의하다",
берегитесь собаки!는 "개조심", закваска는 "누룩, 효모, 발효",

(23:13) Горе вам에서 горе는 "불행,고통, 비탄, 화", лицемер는 "위선자, 외식하는 자",
затворять는 "닫다, 가두다", Царство Небесное 는 "천국"으로 небеса, рай 등과 동의어,

хотящих는 хотеть 동사의 현재능동분사이지만 명사로 쓰였으며 복수대격형, 즉, хотящих войти는 "들어가고자 원하는 사람들", допускать는 "입장을 허용하다, 관대히 봐주다",

(23:33) змея는 "뱀", порождение는 "결과물, 소산물", ехиднины는 사전에 안나오는 단어인데
ехидна(독사)의 복수생격으로 추정됨. убежать는 "피하다, 도망치다, 탈출하다", осуждение는 "비난, 질책, 판결", геенна는 "지옥"으로 ад와 동의어.

(11:42) десятина는 "십분의 일, 십일조", мята는 "박하", рута는 "회향, 운향(향료용 꽃이름)",

всякий는 "모든 종류의, 각종의", нерадеть는 사전에 없는 단어인데 "신경쓴지 않다, 관심없다"는 뜻으로 추정됨. суд는 "판결, 심판, 공의", любви는 의 любовь의 전치격. сие는 고어로 "이것",

надлежать는 "반드시 ~해야하다", того는 тот의 대격,

 

 

(현상 수배)
나사렛 예수

 

(죄명)
1. 불법 와인 제조
2. 우상 파괴
3. 안식일에 병 고침
4. 손 씻지 않고 떡 먹음
5. 무면허 어업

(현상금)

생존여부 상관없이
은 30 세겔

 

(사두개인과 바리새인들의)
- 이스라엘 산헤드린 재판소 -
(Caiaph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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