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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Краткость - сестра таланта (간결함은 재능의 자매)

이 말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Антон Чехов, 1860~1904)이 처음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죽기 몇 년 전 출판사 사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지금보다 40년만 더 책을 읽고 또 읽었다면 훨씬 글을 간결하게 쓰는 방법을 배웠을거요"라면서 Краткость - сестра таланта 라고 했다는데... Краткость는 "간결함, 간단명료". 세계적인 작가가 갈망했던 글쓰기의 간결함이란 도대체 어떤 차원일까. 또 그 간결함은 왜 남의 글을 읽고 또 읽어야 터득할 수 있다고 했는지. 암튼 세상을 바꾼 지식인들은 늘상 간결함을 강조해 왔다. 헤밍웨이도 "시간만 더 있었으면 내 작품들을 모두 절반으로 줄였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는가 하면 아인슈타인은 "과학의 핵심에 접근하려면 모든 사안을 더 이상 간단할 수 없을 때까지 단순화 시키라"고 했고 "생각의 탄생(Sparks of Genius)" 저자 루트번스타인은 인간의 창의력이란 아주 복잡한 사안에서 온갖 군더더기를 다 벗겨 버리고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복잡함 가운데 숨어있는 핵심과 본질을 추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바로 이 명언을 실천하고 사업에 적용하여 성공한 사람이다.


20. Ноги в руки и вперёд! (손에 달린 발, 앞으로 갓!)

이 구절도 첨 들으면 도무지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근데 아래 그림을 보면 바로 이해가 간다. 머리를 굴리고 생각이 많으면 행동이 굼뜨게 된다. 오직 가리키는 손과 뛰는 발만 있으면 재빠르고 신속하게 움직이는데는 최고일 수 있다. 군대와 같이 잽싸고 일사불란한 행동이 필요한 조직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 빠르고 정확하게만 "돌격 앞으로" 해주면 될 것이다. 아마 공산주의 시절 집단노동을 할 때 쓰던 말이 아닌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도 뭔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서둘러 해결해야 될 목표가 있을 때나 또는 농담처럼 "더 잴 것 없이 어서 어서 해 치웁시다"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말이라고 한다. вперёд는 "앞으로, 전방을 향해"란 뜻의 부사이지만, "앞으로 갓!"이란 명령어이기도 하다.

 

(돌격 앞으로)


21. Голод - не тётка (굶주림은 아줌마가 아니다)

голод는 "굶주림, 배고픔, 기아"이고 тётка는 "이모, 고모 등 아줌마", 배고픈 건 아줌마가 아니라니 무슨 뜻일까. 이 속담은 뒤에 한 문장이 더 있어야 이해가 된다. пирожка не поднесёт (굶주림이 빵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다) 원래 이 두 문장으로 이뤄진 속담인데 보통 앞 문장으로만 통용된다고 한다. тётка는 어린 조카들에게 엄마 다음으로 잘 해주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고 동물이고 아무리 심하게 굶주렸다고 해서 아줌마처럼 알아서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은 없다. 살려면 무슨 수를 쓰든 스스로 먹거리를 구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속담은 '굶주림에 장사 없다', '사흘 굶고 담 안넘는 놈 없다' 같은 의미가 되겠다. 아래 사진을 보면 뜻이 확 와 닿는다. 어떤 SNS에 올린 글인데 제목이 Голод - не тётка, пирожка не поднесёт다. 여기서 пирожок는 만두처럼 밀가루 피에 고기나 야채 속을 넣고 튀긴 음식으로 우즈벡에선 '쌈사'라고 부르는 서민 음식이다. поднесёт는 поднести(가져오다) 동사의 미래형.

 

(냉장고를 뒤지는 여우)

 

голод가 들어간 속담 하나를 더 보면, Голод лучший повар (굶주림이 최고의 요리사다), 우리 속담의 '시장이 반찬이다'와 같은 의미.


22. Мужчины любят глазами, а женщины - ушами (남자는 눈으로, 여자는 귀로 사랑한다)

남녀가 사랑할 때 남자는 주로 여자의 외모를 판단하기 위해 시각을 가동하고 여자는 주로 남자의 진실된 마음을 판단하기 위해 청각을 곤두세운다는 말인데, 이 구절이 왜 러시아어에서 속담과 같은 관용적 표현으로 전해지는지 매우 궁금하다. 요즘은 남녀 심리학이나 생리학에 관한 많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상식처럼 알려진 사실이지만 오랜 옛날에는 이같은 과학적 지식이 있었을리 없는데 말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정말 이런 남녀간의 감각적 차이를 잘 인식하고 사랑에 활용했다면 러시아 남녀는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궁합이 잘 맞았을 듯 싶다. 하지만,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얘긴가 보다. 러시아의 이혼률은 전세계 11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глазамиушами은 각각 глаз(눈)과 ухо(귀)의 복수 조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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