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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라는 구절은 시편 57장과 108장에 두번 나옵니다. 내가 새벽을 깨우겠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한글로 이 구절만 보면,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앞장서서 엄청나게 정의로운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들립니다. 또는 잠에서 덜깬 무지몽매한 민중을 내가 모두 일으켜 세우고 정신차리게 만들겠다는 말로도 들립니다. 무지 멋지고 시적인 표현이라 느껴집니다.

그런데 영어성경을 보면, 이 구절은 단지 I myself will be awake with the dawn. 즉, "나는 스스로 새벽과 함께 잠에서 깰 것이다.", 또 러시아어 성경에선 더 간단히 Я встану рано. 즉, '나는 일찍 일어날 것이다"라고 번역되어 있으니 웬일입니까. 좀 김이 빠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가요?

다윗은 사울왕에게 좇겨다니며 인생의 가장 비참하고 앞이 안보이는 고난 중에 있을 때 이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내 영혼을 대적하는 불화살과 포탄이 빗발칠 때에, 주변의 아무도 나의 편이 아니라는 깊은 절망에 빠졌을 때, 사람은 과연 어디로 피신할 수 있을까요. 다윗은 이 재앙을 피하고자 '주의 날개 밑'으로 심히 떨면서 기어 들어가 살려주시기를 빌었습니다.

다윗의 위대함은 그 두려움의 기도를 찬양으로 바꾼데 있습니다. 하나님이 과연 나를 지켜주실까 의심하면서 오들오들 떨고만 있는 것은 결코 사랑받을 만한 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의심을 떨치고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에 대한 나의 마음이 확정되면, 잔이 넘치듯 찬양이 흘러나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비파와 수금을 켜면서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울려 퍼지도록 감사하고 찬양한다는게 이 노래의 주제입니다. "새벽을 깨우겠다"는건 남을 깨운다는게 아니라, 아침 일찍 스스로 잠을 깨어 하나님을 찬양함으로써 어둠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겠다는 것입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수금과 비파를 켜고 노래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제정신으로 보일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그저 한숨만 푹푹 쉬고 신세한탄을 하느라 노래는 커녕 입가에 웃음기조차 찾기 어려울겁니다. 깊은 고난 속에 빠진 사람이 다윗처럼 즐거이 노래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실성했다고 비웃음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일은 다윗같이 깊은 믿음의 사람이 아니고선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


(시편 57장)

1 하나님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시고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서 이 재앙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3 저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찌라(셀라) 하나님이 그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7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8 내 영광아 깰찌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찌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Psalms 57)
1. To the chief music-maker; put to Al-tashheth. Michtam. Of David. When he went in flight from Saul,

in the hole of the rock. Have mercy on me, O God, have mercy on me; for the hope of my soul is in you:

I will keep myself safely under the shade of your wings, till these troubles are past.
3. He will send from heaven, and take me from the power of him whose desire is for my destruction.

God will send out his mercy and his good faith.
7. My heart is fixed, O God, my heart is fixed; I will make songs, and give praise.
8. You are my glory; let the instruments of music be awake; I myself will be awake with the dawn.


(Псалтирь 57)

1. Начальнику хора. Не погуби. Писание Давида, когда он убежал от Саула в пещеру. 

Помилуй меня, Боже, помилуй меня, ибо на Тебя уповает душа моя, и в тени крыл Твоих 

я укроюсь, доколе не пройдут беды.
3. Он пошлёт с небес и спасёт меня; посрамит ищущего поглотить меня; пошлёт

Бог милость Свою и истину Свою.
7. Готово сердце мое, Боже, готово сердце мое: буду петь и славить.
8. Воспрянь, слава моя, воспрянь, псалтирь и гусли! Я встану рано.


(주요단어)

1. начальник은 "책임자, 상사, 장관", хор는 "합창단, 찬양대", погуби는 погубить 동사의 명령형, погубить는 "망치다, 파멸시키다", Писание는 "저술, 저작, 성서", убежать는 "도망치다, 달아나다", пещера는 "동굴, 굴", помилуй는 помиловать 동사의 명령형, помиловать는 "용서하다, 자비를 베풀다, 긍휼히 여기다", уповать는 "희망하다, 기대하다", тень은 "그늘", Укрыться는 "피신하다", доколе는 "~할 때까지", беда는 "불행, 재난, 고난"

3. пошлёт Послать 동사의 3인칭 현재, Послать는 "보내다, 파견하다", небес는 не́бо의 복수생격, спасёт는 Спасти 동사의 3인칭 현재, Спасти는 "구원하다, 구조하다", поглотить는 "삼키다, 흡수하다", Милость는 "호의, 친절, 은총", истина는 "진리, 진실"

7. Готово는 형용사 Готовый의 술어부사, Готовый 는 "준비된, 완벽하게 준비를 마친", славить는 "찬양하다",

8. Воспрянь는 Воспрянуть 동사의 명령형, Воспрянуть는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나다, 용기를 되찾다", слава는 "명예, 영예, 찬미", псалтирь는 "성경의 시편, 수금", гусли는 러시아의 옛날 현악기, встану는 встать 동사의 1인칭 미래.

 

 

(수금)
(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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