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모스크바에서
저녁 9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날아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도착.

한밤중이라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자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베란다 밖으로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빌뉴스 리조트 호텔 베란다 밖으로 내다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리조트 건물)
 

 

더구나
출발전에는
계속 비가 오리라는 예보 때문에 걱정했었는데
하늘마저 파란 호숫빛이니
금상첨화.

***

앞으로의 일정은
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계속 버스를 타고 북상하면서
주요 포인트를 관광할 예정이다.

 

 

(발트3국은 어떤 나라?)


앞으로 4일간 여행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어떤 나라이고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국토 면적은 3국이 모두 비슷해서
각각 우리나라 남한의 약 40~60% 정도 된다.
그러니까 3국을 모두 합치면
남한의 1.5배 정도 되는 넓이다.
빌뉴스에서 탈린까지가 600km다.

인구는
리투아니아 130만,
라트비아 200만,
에스토니아 290만으로
모두 합해도 620만명 정도 밖에 안된다.

전 국토가
높은 산이 없이 푸른 초지와 침엽수로 덮인 평지이며
호수와 늪지가 무지 많은데
이는 빙하기의 흔적이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내다보는 경치는
독일이나 스위스에 버금갈만큼
유럽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푸르고 아름답다.

 

(버스에서 내다본 라트비아의 어느 도로변 풍경, 이런 평원이 끝없이 이어진다)
 
 
 

 


기후는 온화한 편이어서
한겨울에도 영하 4~5도 정도이고
여름엔 평균 최고기온이 22도라고 하는데

이번 여행중 느낀건
러시아나 발트3국이나 모두
소나기가 쏟아졌다 쨍하니 개었다 하기를 반복하는게
정말  변덕스럽다는 점이다.

겨울엔
해가 짧고 대부분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때 며칠을 제외하곤
외국인들이 관광하기에 적합치 않다고 한다.

국민소득은
1인당 GDP가
약15,000~18,000달러로
에스토니아의 소득이 젤 높은 편이며
3국이 모두
유럽연합(EU)에 가입하여
유로화를 통화로 사용한다.

EU 회원국인데도
한국과는 경제 외교적 관계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인지
한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한군데도 없다.
이런 곳을 여행하다가 여권을 분실하는건 죽음이다.

***

(발트3국의 서로 다른점)
발트해를
나란히 면하고 있어서
발트3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세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는 하지만
제각각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동북아의 한·중·일만큼이나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진 나라들이다.

우선 말이 다르다.
에스토니아는 핀란드와 유사한
우랄어족 계통의 언어인 에스토니아어를 사용한다.
반면에
라트비아어와 리투아니아어는
인도유럽어족인 발트어에 속한다.

종교적으로도
리투아니아는 독실한 카톨릭인데 반해
에스토니아는 개신교 중심이다.
라트비아는 이도 저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과의 교류가 많았던 반면
리투아니아는
폴란드와의 관계가 깊다.

물론
3국이 모두
세계2차대전 직후
소비에트 연방에 합병되어
40년 가까이 지내왔다는 점에서
러시아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말이 다르지만
러시아어는 어디서나 통한다.

이렇게
제각각인 3국이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잡았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1989년 8월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운동이다.
3개국의 시민 200만명이
서로 서로 손을 잡고 인간사슬(Human Chain)을 만들어
빌뉴스에서 탈린까지
600km를 줄지어 서서 평화시위를 벌였으며
결국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발트3국 전체인구의 1/4인 200만명이 참여해서 600km의 Baltic Way를 인간사슬로 연결했다)
 

***

(빌뉴스 Gediminas 성)
오늘 관광할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국력이 약하던 1300년대만 해도
지금의 벨라루스, 흑해 지역의
러시아 땅까지 세력을 넓혔던 강국이었고
1500년대부터 약200년간 폴란드와 연합국이 되어서는
러시아가 이반뇌제 사후
혼란기에 빠져 있을 때인 1610년
모스크바를 쳐들어가 점령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보복이었을까
러시아에 새로 들어선 로마노프 왕조의
제2대 왕 알렉세이는
폴란드와 전쟁을 일으켰고
1655년
빌뉴스를 초토화 시켜 버린다.

빌뉴스 관광은
바로
그 역사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게디미나스 성의 타워, 지금은 전망대와 박물관으로 쓰임)
 
 
(게디미나스 성의 유적들)
 

빌뉴스는 1300년대
리투아니아를 북유럽의 강국으로 만들었던
게디미나스(Gediminas) 대공이
꿈에서 계시를 받고
빌니아 강변 지역에 건설한 도시이다.
강 이름을 따서 빌뉴스이다.

후손들은
도시방어를 위해
튼튼한 성곽과 궁전, 성당을 짓고
게디미나스 성이라 이름 붙였는데
원래 모양은 아래 그림과 같았다고 한다.


(게디미나스 성의 옛날 모습, 윗성과 아랫 성으로 구분되어 지어졌다. )
 

 

폴란드와의 연합국 시절에는
폴란드 국왕이 와서 지내기도 했다는
게디미나스 성은
앞서 이야기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몇개의 성탑과 건물 잔해, 성곽 일부만 남긴채
모조리 파괴되었다.

게디미나스 성터는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라는 싯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황량한 유적이었는데
도시에서는 가장 지대가 높은 곳이라서
아름다운 도시전체를 전망하기엔
안성마춤이었다.


(빌뉴스 구시가지 전경 1)
 
(빌뉴스 구시가지 전경2)
 
 
(연두색 건물이 대통령궁, 옆 건물은 빌뉴스 대학, 오른쪽은 아랫 성의 빌뉴스 성당과 종탑)
 
 

 

구시가지 오른쪽의
나트막한 언덕에는
하얀 십자가 세개가 서있는걸 볼 수 있다.

 

(세개의 십자가, 오래전 외국 전도자들의 순교지라고 한다)
 

 

리투아니아가
아직 기독교를 받아 들이기 전
우크라이나 등에서
선교사들이 들어와 전도하다가
이 언덕에서 십자가 형을 받아 순교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해 만들어진 십자가인데
소련시절 파괴됐다가
다시 조성된 리투아니아 교회의 성지이다.
앞으로 가게 될
샤울레이의 십자가 언덕도
결국 여기서 발원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빌뉴스의 신시가지와 네리스 강, Neris River, 상류가 빌니아 강이다)
 

 

게디미나스 유적지에서 내려가
구시가지를 돌아본다.
구시가지 중심엔
빌뉴스 대성당과 종탑이 있다.

 

(빌뉴스 대성당, 리투아니아 왕이 기독교로 개종 한 후 토속신의 제단을 허물고 지은 성당)
 

 

원래 이 성당의 정식 명칭은
"성 스타니스라우스와 성 라디스라우스의 바실리카 성당"인데
리투아니아 왕들의 대관식이 행해졌으며
왕과 왕손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다)
 
 
(빌뉴스 대성당의 제단과 파이프 오르간)
 

 

대성당 오른쪽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데
역시
리투아니아 건국의 시조라 할 수 있는
게디미나스 대공이다.

 

(게디미나스 동상)
 
(성당 앞의 종탑, 빌뉴스시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빌뉴스 광장 바닥에 있는 Stebuklas, 리투아니아어로 '기적'이란 뜻이란다. Baltic Way의 출발점이다)
 

 

STEBUKLAS는
리투아니아어로 '기적'이라고 한다.
빌뉴스 성당과 종탑 사이의 광장 바닥엔
위 사진 같은 돌판이 있다.

일명
Magic Stone.
이 돌판 위에 서서 3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미신이 있단다,

앞서 이야기한
빌뉴스-리가-탈린을 잇는
200만명의
Baltic Way 600km 인간사슬 시작점이
바로
이 돌판이었다고 하니
과연 독립의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이 있었던걸까요
ㅎㅎㅎ

***

다음편에서는
구시가지를 좀더 돌아 본 후
트라카이 성으로 갑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