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빌뉴스 관광을 마치고
라트비아로 이동하기 위해
북상하는 도로 변은 온통 초지로 덮힌 평원이다.
작은 구릉 하나 없는 지평선이 펼쳐져 있다.

 

 

 

라트비아 국경에서 조금 못 미쳐 있는
샤울레이(Siauliai)에는

너른 평원 한가운데
높이 20m나 될까 아주 자그마한 둔덕이 있고
거기엔 수많은 십자가들이 꽂혀 있어
여행자의 발길을 잡는다.

 

 

도대체
여기 이 많은 십자가는 누가 왜
꽂아 놓은 것일까.

 

 


이곳에 있는 십자가는
모두 몇개나 될까.

 

 

인터넷 자료에 보면

십자가 수가
몇만개 정도라는 기록이 있던데
이것이 어떻게
몇만개 정도일 뿐이랴.
누가 한가한 사람이 있어서 하나하나 세어볼 수는 없겠지만
대략 눈짐작만으로도
수십만개, 아니 수백만개는 넘어 보인다.

 

 

 

한국인 관광객 누군가가
꽂아 놓은 십자가도 보인다.
색이 바래지 않은걸로 보아
그다지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매일 매일 늘어나고 있으니
십자가 수를 세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 십자가 언덕이
언제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한 자료가 없다.

다만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에 복속되어
자유를 뺏기고 탄압에 신음하던
1800년대 초반부터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1700년대 말부터
국력이 기울면서 주변국에게 영토를 잠식당하고
결국 독일, 러시아 등에게 나라를 뺏겼다가
1990년 독립할 때까지 
리투아니아 국민들의 눈물과 비탄과 염원이
모두 이 자리에 고여 있는 듯 싶다.

 

 

러시아는
서너차례에 걸쳐
대포를 동원해
이 십자가 언덕을 붕괴시켰다고 하는데
끝내 리투아니아 국민의
이 평화적인 저항을
막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어
자신의 종교와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오랫동안
리투아니아 민족이 갈망했던
자유와 독립이라는게 얼마나 값진 것인지 되새겨 본다.

 

 

1993년
교황 바오로 2세는
이곳을 방문하여
소망과 사랑과 평화와 희생의 성지로 선포하였다.

 

 

***

다음 편에선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과 리가로 갑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