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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로
넘어가는 국경은
EU 회원국답게 검문소 하나 없이
달랑 표지판 하나를 경계로 무정차 통과한다.

국경에서 조금 떨어진
바우스카(Bauska)란 도시 근처의
룬달레 궁전(Ruldale Palace)으로 가는 길이다.

***

유럽의 
대부분 궁전들이 그렇듯이
룬달레 궁전도 예쁜 건물과 잘가꿔진 정원이 압권이다.
비엔나의 쇤부른 궁전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궁전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궁전들은 막상 가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 부분 따로 보니까
그렇고 그렇게
느껴진다.

쇤부른 궁전은
정원 뒤편 언덕의 높은 곳에서
정원과 건물 전체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멋있고 아름답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룬달레 궁전에는
그런 언덕이 없다.
그냥 평지에서 바라보는 룬달레 궁전의 정원은
그다지 감명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룬달레 궁전을 직접 보기 전에
아래 자료사진이라도 한번 보고 간다면
 전체적인 구도를
머릿속에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늘에서 본 룬달레 궁전, 사진출처 : 구글)
 

 

(룬달레 궁전 전경)
 
 
(룬달레 궁전 정문과 안뜰)
 
 
 
 
 
(정원에서 바라본 룬달레 궁전)
 
(궁전 안에서 내려다 본 정원)
 
(룬달레 궁전의 정원)
 

 

룬달레 궁전이
비록 아름답긴 하지만
건물이나 정원을 보는 것만으로는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로 충분치 않다.

이 궁전에서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여자 황제 예카테리나 2세와 관련된 
역사의 한조각을 
반추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원래 
이 곳을 다스리던 귀족 바이런 공이
1736년 착공해서 1768년 완공한
룬달레 궁전은
이 지역이 1795년 러시아에 흡수통합됨으로써
러시아의 재산이 된다.

당시 러시아 황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는 
이 궁전을 자신의 연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발레리안 주보프'(Valerian Zubov) 백작에게 선물한다.
 예카테리나 2세는 1729년생,
발레리안 주보프는 1771년생,
42살 차이다.

 

(발레리안 주보프, 1771~1804)
(예카테리나 2세, 1729~1796)
 
 
 

'발레리안 주보프'는
당대 러시아 최고의 미남으로 유명했으며
그의 형인
'플라톤 주보프'(Platon Zubov)도 또한
 예카테리나 2세의 애인이었다.

 예카테리나 2세는
이 형제 말고도 수많은 애인을 두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녀의 통치방법 중 하나였다.

독일에서
러시아 왕실로 시집 와서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중국 당나라의 측천무후에 비견되는 당찬 성격의
예카테리나 2세는
똘똘하고 젊은 귀족들을 애인으로 삼는 동시에 권력도 함께 주어
국가경영이나 외국과의 전쟁 등
중요한 임무를 맡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플라톤 주보프'는
예카테리나 2세의 비호아래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최고 권력을 누렸으며
러시아 역사상 단 4명 밖에 없는
신성로마제국의 왕자 칭호까지 받는다.

  그녀는
연인으로 지내다가
내연관계를 정리한 남자들에게도 
 서운해 하지 않도록
많은 황금, 토지, 건물, 농노 등을
매년 선물했다고 하는데
당시 러시아 국가 예산에서
예카테리나 2세가 연인관계의 유지 및 A/S에 지출한 돈은
전체의 10%를 상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카테리나 2세(대제)'에 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별도 포스팅  예카테리나 대제 이야기 참조.

 

 

룬달레 궁전은
' 발레리안 주보프' 백작이 죽은 후
그의 형 '플라톤'이 1822년까지 살다가
'플라톤'의 사후 그의 젊은 미망인과
그 미망인이 새로 결혼한
슈바로프(Shuvalov)가의 재산이 된다.

그후
나폴레옹 전쟁, 세계 1,2차 대전 등을 거치면서
수차례 병원건물로 징발되었고
폭격으로 상당부분이 부서지고 손상된 것을
라트비아 정부가 독립 이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끝에
겨우 2015년에야
현재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룬달레 궁전 정원은
약 2,400종의 1만 송이 장미꽃이 피어있는
 북유럽 최대의 장미정원이다.

여왕벌과 같았던
예카테리나 2세의 일벌 노릇을 마치고
만년을 이 궁전에서 보낸
'주보프' 형제에게는
이 수많은 장미 꽃송이들이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궁전의 지하층에는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 있다.

 

(룬달레 궁전 지하식당)
 
 
 

***

다음은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Riga)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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