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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린(Tallinn)은
13세기초
덴마크 사람들에 의해 건설되어
독일, 스웨덴, 러시아 등의
지배를 받았던 도시다보니
탈린 시의 구시가지를 돌아보면
중세유럽 여러나라의 흔적과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탈린 구시가지 입구, 비루게이트, Viru Gate)
 

 

어제 들렀던
비루 게이트를 통해
 탈린(Tallinn) 구시가지로 들어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탈린 구시가지엔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은 중세유럽의 문화유적들이 즐비하다.

 

 

 
시가지 입구에서 가운데 보이는
가늘고 뾰족하게 솟아오른 첨탑은
바로 탈린 시청건물이다.

 

 



시청광장을 가기 전에
우선 오른쪽으로 빠져서
광화문 돌담길같은 성벽길을 따라가 본다.


 
 

구시가지를 둘러싼
탈린 성벽은
1260년대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수세기에 걸친 증축을 거치면서
수많은 성탑과 문들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탈린 구시가지를
유네스코 무화유산으로 지정받게 한 일등공신

 
 
 

(이 지하도는 탈린의 유명한 '카타리나' 거리, Katariina Kaik로 통하는 길이다)
 

 

도를 빠져나가면
좀처럼 보기 힘든
고색창연한 골목을 만나게 된다.
바로
카타리나 골목(Katariina Kaik)이다.
 

 

 
(카타리나 골목, Katariina Kaik)
 


(카타리나 골목)
불과 몇십미터에 불과한
이 짤막한 골목은
탈린 홍보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관광명소의 하나다.

1200년대 탈린의 최대 성당이었던
성 카타리나 교회(St. Katariina Church)는
지금 유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교회 뒷편 벽에 붙여서 조성된 이 골목에는
카타리나 길드에 속한
에스토니아 최고의 장인들이
각종 공예품 공방을 열고 있어 유명해졌다.
유리 공예, 도자기 공예 등의
작업과정을 구경도 하고 체험도 하는 공간이다.
오래되고 맛있는 레스토랑들도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한다.

 

 
 

 
한 끝에는
큰 돌판들이 벽에 붙어 있다.
성 카타리나 교회 유적에서 출토된 묘지석들로
일부는 여기에, 나머지는 다른 곳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시청 건물의 측면과 첨탑이 보인다)
 


카타리나 골목을 빠져나오면
시청광장 가는 길로 이어진다.

 

 

 

(시청 광장)
 
(시청 광장과 건물들, 뒤에 보이는 첨탑은 탈린성령교회, Holy Spirit Church)
 
 
 
(탈린 시청)
 
 

 
 

(탈린 시청)
탈린 시청 건물은
1250년대부터 이 자리에 있었으며
한자동맹의 도시 가운데 하나로
탈린시가
점차 부유해 지면서 증개축을 거듭해
1500년대 중반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일국 수도의 시청 치고는
좀 우중충해 보이지만
수백년의 역사적인 가치 때문인지
지난 2006년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 문화유산 축제'에서
북유럽 건축문화보호 분야의 포상을 받은 건물이기도 하다.

 
 

 
(탈린시의 마스코트이자 수호천사인 '올드 토마스', Old Thomas, 에스토니아어로 Vana Toomas
 
 

 

재미있는 것은
시청 첨탑 꼭대기에 자세히 봐야 보이는
풍향계 역할을 하는 청동인형이다.

(올드 토마스 이야기)
올드 토마스(Old Thomas)란
애칭으로 불리는 이 청동인형이
시청 첨탑에 설치된 것은 1530년이라고 한다.

당시는
독일 사람들이 탈린을 지배하던 시절이었는데
어느날
독일 귀족단체가
석궁대회를 개최했다.
중세유럽 각국에서 흔히 열렸던 행사라고 한다.

 
 

 
(중세유럽의 석궁대회 그림과 과녁으로 쓰인 새 모형)
 
 

 
 

하늘 높이 매달린
나무로 깍은 새 모형을 쏘아서 맞추는 경기였는데
독일 귀족들이 모두 실패했을 때
참가 자격도 없는 어떤 촌부 하나가 나타나 새를 명중시킨다.
그의 이름이 바로 토마스였다.

대회의 공식 참가자가 아니었던
토마스는
상금 대신에
"탈린 경비대원'이라는 종신 명예직을 수여받게 된다.
토마스는 그후 시청광장에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자주 나눠주곤 했는데
그가 죽은 후
토마스 아저씨가 어디갔냐고 성화하는 아이들 때문에
그의 동상을 만들어
시청 꼭대기에 설치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탈린 아이들은
토마스 아저씨가 높은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착한 일을 하면
밤중에 와서 베개 밑에 사탕을 넣어준다고 믿는다는데...

그후
원래 있었던 올드 토마스는
전쟁중 폭격으로 떨어져서
현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고
지금 것은
새로 만들어 붙인 것이라고 한다.
ㅎㅎㅎ

 

 
 
 
(좌측: 긴다리 문, The Long-leg Gate, 우측: 짧은다리 문, Short-leg Gate)
 
 

 

(톰페아 언덕, Toompea Hill)
이제
시청광장을 둘러싼
건물들 사이의 오르막 길, 피크 거리(Pikk Street)를 따라
톰페아 언덕(Toompea Hill)으로 올라가 보자.

아랫 성에서
윗 성인 톰페아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이름이 무척 재미있다.
"긴다리 문"(The Long-leg Gate)이다.

왜 긴다리 문일까.
안내문을 읽어 보니
옛날 통치자들이 대대로 살던 이곳 톰페아 성으로
 들어가는 두개의 문이 있는데
경사도가 비교적 낮아서
마차나 탈것이 오르내릴 수 있는 Pikk Street에 난 입구를
'긴다리(Long-leg) 문'이라 불렀고
다른쪽에 있는 경사도가 가파르고 계단이 있어서
 걸어서만 오를 수 있는 길에 있는 문을
'짧은 다리(Short-leg) 문'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3국의 여늬 도시처럼
탈린시도
온통 평지이기 때문에
주변보다 30~40미터 높은 톰페아 언덕은
탈린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톰페아 언덕, Toompea Hill, 독일어로 Domberg, 성당언덕이라고도 함, 사진출처: wiki)
 
 

 

위 사진은
탈린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성 올라프(St. Olaf's Church) 교회 전망대에서 찍은 것이라 하는데
그냥 지상에서만 봐서는
저렇게 예쁜 언덕 전체를 조망할 수가 없다.

언덕의
왼쪽 양파모양 건물이 '알렉산더 넵스키(Alexander Nevsky)' 대성당,
바로 옆의 붉은 지붕건물이 에스토니아 의회,
중앙의 원형 탑이 '키큰 헤르만(Tall Hermann)' 타워,
오른쪽이 성 '마리아(St. Mary's Cathedral)' 성당이다.

긴다리 문을 지나서도
한참을 더 오르면
윗성 건물과 넵스키 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한다.

 
 

 
 
('처녀의 탑' 입구, Neitsitorn Gate)
(윗성의 셩벽과 처녀의 탑, Neitsitorn)
 
 

 

Neitsitorn은
에스토니아어로 '처녀의 탑'이란 뜻이다.
근데
사실 처녀와는 전혀 관계없는 탑이다.
이 이름은 오래전 이곳을 경비하던 장군 이름인
Hinse Meghe를 따서 지어진 Meghedetorn이란 명칭을 
독일 사람들이
Mädchen(처녀)turm(탑)이라고 잘못 부르면서
굳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탑은 지금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덴마크 왕의 정원, 사진출처: panoramio.com)
 

 

 

(탈린의 귀신 이야기)
'처녀의 탑' 옆으로는
검은 옷을 입은
중세 수도승(Monk) 모양의 조각품을 볼 수 있다.
바닥에도 한명이 더 서있다.

앞서 이야기한
'짧은 다리 문'에서 올라오면
이 수도승들이 바로 보이는데
왠지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실제로
이 '짧은 다리 문' 주변은 귀신이 출몰하는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검은 연기에 휩싸여 피묻은 칼을 들고 떠다니는 수도승 귀신,
중세복장을 한 여인네 귀신들을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수도승들은 원래 직업이 사형집행인,
우리나라 조선시대로 치면 '망나니' 였는데
수많은 사람을 죽인 후
회개하는 마음으로 수도승이 되었으나
결국 하나님께 귀의하지 못하고
귀신으로 떠돌아 다닌다는 이야기다.


옛날 탈린의
창녀들중 못생긴 여자 하나가
마귀와 계약을 맺는다.
자신을 예쁘게 만들어 주면
세상 남자들을 모두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겠다고  약속한다.
마귀는 그녀를 예쁘게 만들어 줬고
그녀는 많은 남자를 타락시켰다.
마녀로 지목된 그녀는 결국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처녀의 탑'은
창녀들의 감옥으로 쓰인 적도 있는데,
그녀는 바로 이 곳에 갇혀 있다가
처형되었고 귀신이 되어
이 부근을 떠돌아다닌다는 전설이다.

에스토니아판
전설의 고향이다.

(덴마크 왕의 정원)
수도승 귀신이 서있는
이 정원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붙어 있다.
"덴마크 왕의 정원(Danish King's Garden)"

 

1200년대에
처음 이 지역을 점령한
덴마크 사람들이 이 곳에 톰페아 요새를 건설한
1219년 6월 15일,
이 정원에
하늘에서 깃발이 하나 뚝 떨어졌고
그 깃발이 현재 덴마크의 국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설 중에서도 압권이다.

 

 

 
(덴마크 국기)
 

 

 

이렇게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이 하늘에서 떨어졌다니...

근데
실제로
이 곳 정원에서는
매년
6월 15일을
"덴마크 국기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고 하니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

아직
톰페아 성의 중앙 광장에도 못 갔는데
너무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알렉산더 넵스키 성당, 에스토니아 의회, 
성 마리아 교회, 성 올라프 교회, 세자매  건물 등에 얽힌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다음 마지막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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