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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탈린 구시가지를 절반정도 본 셈인데
잠시 탈린 지도 속에서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 알아보자.

 

 

(탈린 지도)

 

 

지도 맨 우측의
Viru Gate에서 출발한
우리는 
카타리나 골목과 탈린 시청을 거쳐서
지도 좌하변의 톰페아 언덕에 올라
'덴마크 왕의 정원'을 구경하고
에스토니아 의회와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 쪽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톰페아 성의 중심인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 광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아주 거대한 성탑 하나가 눈에 띈다.

 

 

('키엑 인 데 쾩', Kiek in de Kök, 주방엿보기탑, 탈린 역사박물관)

 

(Kiek in de Kök)
'키엑 인 데 쾩'(Kiek in de Kök)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탑인데
독일어로 "주방을 엿보다"라는 뜻이란다.

원래
적군의 침투시 대포나 화살을 쏘는 경계탑으로
1400년대 중반에 지어진 것인데
보초서던 독일 병사들이
아랫 동네 민가의 주방을 엿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은
탈린 역사유물 전시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꼭대기 층은 전망대 카페다.

 

 

(에스토니아 국회, Riigikogu 건물)

 

드디어
톰페아 성의 중앙광장에 입장.

(에스토니아 국회, Riigikogu)
광장의  서편엔
에스토니아 최고의 권력기관인
국회(에스토니아어로 Riigikogu, 리지코구) 건물이 길게 뻗어 있다.

에스토니아도 라트비아처럼
의원내각제 국가이다.
발트3국중 리투아니아를 제외하곤
모두 의원내각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아마도 그동안 1당 독재의 지독한 공산정권에 시달리다보니
권력의 1인 집중에 대한 경계심이 큰 모양이라고 한다.

이 건물에 있는
101명의 국회의원이 모여서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서
실권은 가지지 않는다.
현재 대통령은 79세의 여성이라고 한다.

정부내각의 실질적인 권한은
대통령의 제청을 받아
국회가 인준하는 총리가 가진다.
물론 총리직은 다수당 대표에게 돌아가게 된다.

 

 
(키큰 헤르만 타워, Tall Hermann Tower)

 

국회건물의 좌측으로는
아주 아주 높은 탑이 하나 보인다.

(Tall Hermann Tower)
'피크 타워'(Pikk Tower) 또는 '키큰 헤르만' 타워(Tall Hermann)라 불리는
이 성탑은
성곽 주변의 많은 탑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탑인데
독립 후
에스토니아 국기가
최초로 휘날린 장소라서 더 유명하다.
지금도
이 탑에서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국가연주와 함께
국기 게양 및 하강식을 가진다.

215개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올라가 볼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
탈린시의
중앙 대성당인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Alexander Nevsky Cathedral).

'알렉산더 넵스키'(1221~1263)는
 러시아 건국 초창기에
블라디미르, 노보고로드 등 여러 공국의 대공을 지낸 전설적 인물이다.
당시 주변국들과의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러시아인에겐 우리나라 광개토대왕처럼
추앙받는 국가적 영웅이다.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은
바로 이 러시아 영웅의 이름을 딴 러시아 정교회로
러시아 제국이 지배하던
1900년에 준공된 비교적 최근의 교회다.

탈린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러시아 황제의 왕관처럼 세워진 이 교회는
그야말로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통치를 
상징하는 의미였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이 교회를 무척 싫어 했다고 한다.
한때는 이 교회를 철거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기도 했으나
워낙 견고하게 지어진데다
철거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차일피일 했었는데
이젠 관광자원이 되어 돈을 벌어주니
오히려 보수해 가면서 관리중이라고 한다.

 

 

 

대성당 광장을 빠져나와
파트쿨리 (Patkuli) 전망대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성 마리아(St. Mary's) 성당이 나타난다.
톰페아 언덕에서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교회다.

 

 

(성 마리아 성당, St. Mary's Cathedral)

 

(성 마리아 성당)
성 마리아 성당은
1240년에 지어진 유서갚은 교회로
 돔 성당(Dome Church)이라고도 부른다.
많은 역사적 유물과
귀족들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이 성당 입구에는
1600년대 탈린시 최고의 바람둥이가
묻혀 있는 걸로도 유명하다.
술과 여자와 파티로 한평생을 허랑방탕하게 보낸
어떤 귀족이 죽으면서
이곳 성당 입구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유언을 했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
 예배드리러 오는 성도들의 발에 밟히면서
영원히 회개하겠노라는 뜻이었다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 작자가 죽어서도
여자들 치마 속을 들여다 보겠다는 심산이 아니냐면서
욕을 했다는 전설이 있다.

교회 입구에 묻힌지
300년이나 된 그 남자 본인만이
진심을 알고 있으리라.

 

 
 

 

북쪽으로 골목을 따라가니
파트쿨리 (Patkuli) 전망대 가 나온다.
아름다운 아랫동네와
발트해를 바라 볼 수 있다.

 
(파트쿨리 (Patkuli) 전망대에서 바라 본 탈린 구시가지와 발트해)

 

아랫성의 성곽과 성탑들이 보이고
중앙에 가장 눈에 띄는 첨탑의 교회는
성 올라프(St. Olaf's Church) 교회다.
구시가지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톰페아 Toompea 언덕의 파트쿨리 (Patkuli) 전망대와 연결된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 본 파트쿨리, Patkuli 전망대, 매우 좁다 )

 

전망대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에스토니아 총리가 집무하는 행정부 건물이다.
Stenbok House라고 부른다.

 

 

 

 

성벽 바깥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서
여러 모양의 성탑과 성문, 공원의 꽃들을 감상한다.

 

 

(Rope Hill Tower, 또는 Köismäe Tower)
 
(성 올라프 교회, St. Olaf's Church)

 

(성 올라프 교회)
전망대서 볼 때 
구시가지에 가장 높이 솟아 있었던
성 올라프(St. Olaf's Church) 교회는
덴마크보다 앞서 
12세기에 이곳에 정착했던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당시 노르웨이의 왕 올라프(Olaf)의 이름을 따서
짓기 시작한 교회로
수백년에 걸쳐 증축하는 과정에서
1500년대 중반 무렵엔
높이가 159 미터에 달했으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등극했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높은 건물인만큼
건축당시 희생자도 많았던 모양이다.

전설에 따르면, 
탈린시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를 짓기로 하고
바늘같이 뾰족한 첨탑을 올리는 막바지 과정에서
건축기술자가 계속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저주받은 건물이라는 소문 때문에
아무도 공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난감해졌을 때
올라브(Olav)라는 이름의 기술자 한명이
탈린시가 가진 황금 전부를 댓가로 요구하면서
공사를 맡겠다고 나섰다.
탈린시는
울며겨자 먹기로 그에게 공사를 맡겼고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첨탑 꼭대기에 수탉 조형물을 부착하는 마지막 작업만 남게 되었다.
탈린 시민 전체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라브는
수탉을 성공적으로 올려 놓은 직후
그만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의 입에서는 뱀과 두꺼비가 쏟아져 나왔다는데...

아무튼
그 후에도
이 교회에는 십수차례에 걸쳐
천둥과 벼락이 떨어져서
보수에 보수를 거듭하게 되는데
그래서 지금은 
당시의 높이보다 크게 낮아진
124 미터로 줄어들었다는 전설이다.

***

성 올라프 교회에서
조금 올라가면
세자매 건물(Three Sisters Building)을 볼 수 있다.

 

 
(세자매 건물, Three Sisters Building, 지금은 호텔로 쓰이고 있다)

 

탈린의 중심도로인
피크 대로 (Pikk Street)의 끝에 위치한
세자매 건물(Three Sisters Building)은
이미 15세기부터
상인들이 향신료, 곡물, 축산품 등을 사고 팔던
거래소였다고 하는데
2003년부터 호텔이 되었다.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은
건물을 보수할 때 프라스틱 같은
현대식 자재를 함부로 쓸 수 없다고 한다.
겉보기에 좀 낡아 보이긴 하지만
옛날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인데
그래서
몇년전엔
영국의 엘리자벳 여왕이
통째로 전세내서
이 호텔에 묵은 적도 있다고 한다.

 

 
 

 

***

이로써
탈린 구시가지 관광은 거의 끝난 셈이다.
근데
아직 점심 먹을 시간이 좀 남았다.

 

 

(해변문, The Coastal Gate, 에스토니아 해양박물관)

 

그래서
해양박물관 앞에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신시가지인 탈린 항구까지 한바퀴 돌고 오기로 했다.

 
(탈린 항구)

 

신시가지는 별로 볼 것이 없다.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와
점심식사가 예약되어 있는
시청 옆의
올데 한자(Olde Hansa) 식당으로 이동.

 

 

 
(성 니콜라스 교회, St. Nicholas Church, 13세기)

***

 
(고풍스런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올데 한자, Olde Hansa)
 
(야외 식탁에도 손님이 꽉 차있다)
 
(식당 안은 여러가지 장식이 예쁘다)
 
(꿀맥주, Honey Beer, 한잔에 5.9유로, 특이한 맛이다)
 
 
(종업원의 식기 나르는 묘기)
(올데 한자 옆으로는 Bishop House라고 부르는 아파트가 보인다)

 

 

이로써

발트3국을 종주하면서 기록한

역사여행을 모두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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